대한주택관리사협회 대구시회

이슈,칼럼 [사설] 아파트 화려한 커뮤니티 시설, 갈등 씨앗 될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자: 이상희 조회 973회 작성일 24-06-10 15:24

본문

관리비 증가로 분쟁 생기기도
지자체 나서 현장 마찰 살펴야

최근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시설이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아이나 주부들이 문화 강좌・강습을 듣기 위해서는 인근 마트의 문화센터를 주로 방문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아파트 안에서 웬만한 취미는 즐길 수 있다. 아파트마다 입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기도 한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러 사람이 오가는 외부 시설보다 내 집이 안전하다는 의식이 강해진 탓이다. 커뮤니티 시설이 많은 아파트의 가격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보니 고급 아파트의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수영장, 실내 골프장, 영화관, 캠핑장 등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기존 아파트도 리모델링을 해가며 커뮤니티 시설을 들여놓는다. 2008년에 입주한 서울 송파구 리센츠는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최근 입주자 3분의 2 이상인 67.2%가 커뮤니티 시설 행위허가에 동의했다고 한다.

커뮤니티 시설의 유행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분양 당시 커뮤니티 시설에 반해서 들어온 입주민들은 거주하면서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커뮤니티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기・수도・난방비는 물론 인건비, 유지보수비까지 모두 입주민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시설이 많을수록, 규모가 클수록 관리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부 입주민이 “사용 세대만 관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항의해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용하지 않는 시설에 대한 비용 지불이 아깝다고 여길 수는 있으나 수영장, 영화관 등 운영비가 많이 드는 시설은 사용자 부담만으로는 유지하기 어렵다. 몇 년 전 유명 호텔과 함께 2만 원대 조식 서비스를 했던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는 4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설이 노후화하면 유지관리 비용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이 경우 적립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도 많아져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 지자체 주무관은 원칙적으로는 모든 입주민이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관리비를 공동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파트 입주 시 시설의 여부를 알았고, 시설 여부가 입주민의 재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이다. 입주민들은 다양한 시설을 즐기는 것 이면에 관리비 부담의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

관리현장에서는 “아파트 분양을 위해 커뮤니티 시설을 이것저것 때려넣는 건설사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용인시 800여 세대의 한 아파트는 수영장, 사우나, 실내 골프장, 피트니스 센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근무했던 소장은 세대수에 비해 과도한 시설을 지적하며 20년이 지나 시설이 노후화돼 이용자도 없다고 토로했다. 

커뮤니티 시설이 증가하면서 안전관리 문제도 생긴다. 일부 아파트는 스케이트장, 클라이밍센터 등의 시설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설은 안전관리요원 배치가 불가피하다. 한 아파트 소장은 어린이 놀이터에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했다가 비용 문제로 4~5개월 만에 철회한 적이 있다고 했다. 관리비 증가를 우려해 안전에 무신경했다가는 안전사고 발생 시 관리주체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 소장은 “공동주택은 영리사업을 하면 안 되는 것이 원칙인데도 일부 아파트는 관리비 절감을 위해 커뮤니티 시설로 수익을 내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지자체마다 영리사업으로 여기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지자체가 영리사업의 기준이나 갈등의 원인이 되는 시설 운영비 부과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이 필수 조건처럼 돼가는 추세를 감안해 지자체도 현장의 갈등을 살펴 해소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관기관